도시 재생 공간이 처음 문을 열 때의 분위기는 대체로 비슷하다. 새 단장을 마친 외관, 지역 이름을 딴 세련된 간판, 개관식에 맞춰 준비된 프로그램과 사람들. 그 순간만 놓고 보면 실패를 예상하기 어렵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몇 달이 지나고, 계절이 한 번 바뀌고 나면 공간은 서서히 조용해진다. 시설은 그대로인데 발걸음이 줄고, 프로그램은 있는데 참여자가 없다. 이때 사람들은 흔히 “홍보가 부족했다”거나 “콘텐츠가 약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공간이 조용해지는 이유는 그보다 훨씬 단순하고 동시에 구조적이다. 도시 재생 공간은 대부분 ‘의미 있는 목적’을 먼저 세운다. 지역 공동체 회복, 청년 창업 지원, 문화 향유 기회 확대 같은 말들이 계획서 첫 장을 채운다. 목적 자체는 틀리지 않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