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4 2

도시 재생 공간은 왜 시간이 지나면 조용해질까

도시 재생 공간이 처음 문을 열 때의 분위기는 대체로 비슷하다. 새 단장을 마친 외관, 지역 이름을 딴 세련된 간판, 개관식에 맞춰 준비된 프로그램과 사람들. 그 순간만 놓고 보면 실패를 예상하기 어렵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몇 달이 지나고, 계절이 한 번 바뀌고 나면 공간은 서서히 조용해진다. 시설은 그대로인데 발걸음이 줄고, 프로그램은 있는데 참여자가 없다. 이때 사람들은 흔히 “홍보가 부족했다”거나 “콘텐츠가 약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공간이 조용해지는 이유는 그보다 훨씬 단순하고 동시에 구조적이다. 도시 재생 공간은 대부분 ‘의미 있는 목적’을 먼저 세운다. 지역 공동체 회복, 청년 창업 지원, 문화 향유 기회 확대 같은 말들이 계획서 첫 장을 채운다. 목적 자체는 틀리지 않다. 다..

사람들이 머무르지 않는 도시 재생 공간의 공통된 착각

도시 재생이 실패했다고 느껴질 때, 그 공간은 정말 실패한 걸까도시 재생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상한 장면을 자주 마주친다. 분명히 공사는 끝났고, 예산도 투입됐고, 사진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데 실제로 가보면 어딘가 비어 있다.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오래 머무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 공간을 설명하는 말들은 늘 비슷하다. ‘활성화가 부족하다’, ‘추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운영이 관건이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반복될수록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정말 문제는 운영일까, 아니면 우리가 공간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어긋나 있는 걸까.도시 재생에서 실패했다고 말해지는 공간들을 가만히 보면, 사실 기능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보행은 가능하고, 안전 기준도 충족했고, 외형도 깔끔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