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재생 사업이 완료된 직후에는 공간이 살아난 것처럼 보인다. 새로 정비된 보행로, 정돈된 외관, 깔끔한 공공 시설물은 사진으로도, 보고서로도 성과가 분명하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관리되지 않은 흔적이 쌓이면서 다시 비어가는 공간을 보는 일은 낯설지 않다. 도시 재생이 실패했다고 단정하기엔 애매하지만, 분명히 기대했던 모습과는 다른 상태다. 이 현상은 단순히 예산 부족이나 관리 소홀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문제의 출발점은 많은 도시 재생 사업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공’이라는 순간만을 기준으로 설계된다는 데 있다. 설계 단계에서는 도면과 조감도, 공간 배치에 대한 논의가 집요할 정도로 이어지지만, 막상 그 공간이 완성된 이후 어떤 표정으로 사용될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