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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재생 이후 ‘비활성 공간’이 다시 생기는 이유와 관리 실패의 구조

도시 재생 사업이 완료된 직후에는 공간이 살아난 것처럼 보인다. 새로 정비된 보행로, 정돈된 외관, 깔끔한 공공 시설물은 사진으로도, 보고서로도 성과가 분명하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관리되지 않은 흔적이 쌓이면서 다시 비어가는 공간을 보는 일은 낯설지 않다. 도시 재생이 실패했다고 단정하기엔 애매하지만, 분명히 기대했던 모습과는 다른 상태다. 이 현상은 단순히 예산 부족이나 관리 소홀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문제의 출발점은 많은 도시 재생 사업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공’이라는 순간만을 기준으로 설계된다는 데 있다. 설계 단계에서는 도면과 조감도, 공간 배치에 대한 논의가 집요할 정도로 이어지지만, 막상 그 공간이 완성된 이후 어떤 표정으로 사용될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상..

도시 재생 공간이 ‘비어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에 대해

도시 재생 공간이 처음 문을 열 때는 늘 사람이 많다. 개관 행사, 홍보 기사, SNS 사진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공간은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특정 시간대에만 사람이 보이고, 그마저도 정해진 동선만 오간다. 공간은 여전히 깨끗하고 관리도 잘 되어 있는데, 이상하게 오래 머무는 사람은 줄어든다. 이 변화는 숫자로 집계되기 전, 현장에서 먼저 느껴진다. 사람이 공간을 떠날 때는 대개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별로라서”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냥 다시 오지 않을 뿐이다. 이때 운영자는 프로그램을 늘리거나 홍보를 강화한다. 하지만 체류가 무너진 공간은 프로그램을 얹는다고 회복되지 않는다. 이미 사람의 몸이 그 공간을 불편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불편함은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