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공간 재생

도시 외곽 노후 공장지대를 ‘생활형 생산 커뮤니티 존’으로 전환하는 재생 전략

kkonguu 2025. 12. 6. 23:30

도시 외곽의 노후 공장지대는 한때 지역 산업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지만, 제조업 구조 변화와 산업 활동의 이전으로 인해 지금은 대부분 방치되거나 부분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공장지대는 규모가 크고 구조적으로 견고하며 교통 접근성까지 확보된 경우가 많아, 무조건적인 철거보다 ‘기존 자산을 활용한 재생’이 훨씬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다. 최근 도시재생 트렌드에서는 이처럼 기능을 잃은 외곽 산업공간을 생활 기반 생산 활동과 커뮤니티가 결합된 ‘생활형 생산 커뮤니티 존(Living Production Community Zone)’ 으로 재편하는 방식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략은 단순히 공간을 재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경제 순환과 창작·제조 생태계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 외곽 재생의 핵심 모델로 평가된다.

 

도시 외곽 노후 공장지대를 ‘생활형 생산 커뮤니티 존’으로 전환하는 재생 전략

1. 노후 공장지대가 가진 잠재력 재해석

도시 외곽 공장지대는 일반적으로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고, 대규모 차량 이동과 물류 흐름을 수용할 수 있는 도로망이 이미 구축돼 있다는 점에서 창작 산업단지로 전환하기에 매우 유리한 기반을 가진다. 특히 넓은 단층 구조와 고하중을 견디는 구조체는 기존 제조 기능뿐 아니라 다양한 창작·문화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확장될 여지가 크다. 과거 산업화 시기에는 오직 대규모 생산시설로만 활용되었지만, 현재는 소규모 제조업, 지역 장인의 수작업 공방, 창작자 기반 실험 스튜디오, 테크 기반 제작랩 등 다양한 활동이 공존할 수 있는 유연한 프로그램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또한 공장이 가진 높은 층고와 개방형 구조는 단순한 기계 설치나 원자재 보관을 넘어, 대형 장비를 사용하는 제작 공간, 가변식 전시관, 입주 창작자의 워크숍, 교육 프로그램 운영 공간 등으로 변환하기에 적합해 공간 활용성 면에서 매우 높은 잠재력을 제공한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은 기존 시설의 해체 없이 리모델링 중심으로 재생을 추진할 수 있게 하여 비용 효율성과 시간 효율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만든다.

2. 생활형 생산 커뮤니티 존의 핵심 구성 요소

생활형 생산 커뮤니티 존은 단순히 ‘작업할 수 있는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일상과 직접 연결된 생활 프로그램과 생산 활동이 결합된 복합적 공간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 공간은 지역 내에서 생산–학습–소비가 순환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구성된다.

첫째, 마이크로 제조 공간이다. 소규모 공방, 초기 제조 스타트업, 장인 기반의 수공예 팀 등이 입주해 실제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월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작업실, 개인 장비를 보관하는 공구 보관실, 간단한 기계를 설치할 수 있는 소규모 장비실 등을 갖추어 개인·소규모 생산자의 부담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로 운영된다.

둘째, 생활 필수 교육 및 체험 중심 프로그램이 결합된다. 생활 수리 기술, 목공 DIY, 패브릭 제작, 금속 공예 등 주민이 직접 배우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순 취미 교육을 넘어, 지역 주민이 스스로 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지역 커뮤니티 활동의 기반을 확장하는 역할도 한다.

셋째, 네이버형·작품형 판매 공간이 함께 구성된다. 입주 생산자가 만든 제품을 바로 전시·판매할 수 있는 로컬 마켓 존을 마련하면, 생산–전시–판매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 이는 생산자의 비즈니스 진입 장벽을 낮추고, 주민 입장에서는 지역에서 만든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로컬 소비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3.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는 지속 가능한 구조

이 모델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지역 경제에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파급효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기존 공장지대는 방치되면 주변 주택지의 가치 하락, 유휴부지 증가, 빈 점포 확대 등 도시 쇠퇴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나 동일한 공간을 생활형 생산 커뮤니티 존으로 전환하면 상황은 완전히 반대의 흐름을 보인다. 단순히 공간의 용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중심으로 사람·기술·자본의 미세한 순환 구조가 재형성되기 때문이다.

  • 소규모 생산자 유입으로 지속 가능한 고용 기반이 만들어지고
  • 제품 판매, 클래스 운영, 체험형 프로그램 등으로 지역 내 소비가 내부에서 순환되며
  • 주민 참여가 높아지면서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공동체성이 강화되고
  • 공간의 가치 상승이 주변 유휴부지의 추가 재생으로 이어져 도시 전반의 확장된 회복 효과를 만든다.

특히 창작 산업과 생활형 제조업이 결합될 때는 효과가 더 크다. 단순히 ‘만들어 파는 장소’가 아니라, 디자인–제작–유통–커뮤니티 참여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지역 기반 생산 생태계가 형성된다. 이렇게 구축된 생태계는 일회성 이벤트나 외부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내부의 역량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도시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

4. 실행을 위한 현실적 정책·운영 전략

효과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민간 운영사의 역할 구분이 명확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실질적 실행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지자체는 초기 리모델링 비용과 안전 설비 구축을 지원해 사업의 기초 구조를 안정화하고, 민간 운영사는 공간의 성격에 맞는 임대·운영 모델을 설계하며 프로그램 구성과 입주자 선발 기준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또한 지역 기반 기술자와 장인 네트워크를 연계해 지속 가능한 지역 생산 인력망을 구축함으로써 공간의 운영이 단발적이 아닌 장기적 성장 구조를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공장 외부 공간은 단순히 보조 시설로 남기지 않고, 소규모 공원이나 공유 마당, 야외 작품 전시처럼 주민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편해 지역 생활과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공장지대가 기존의 산업 유산 이미지를 벗어나, 주민의 생산 활동과 창작, 학습, 문화 교류가 공존하는 생활형 생산 거점으로 재해석되면 기존 도시재생 사업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단순한 공간 재생을 넘어 지역 생활권과 경제권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구조적 전환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