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공간 재생

도시 잉여 공간을 활용한 ‘마이크로 공원’ 조성 전략

kkonguu 2025. 12. 6. 20:16

1. 도시 곳곳에서 버려진 공간의 가치 재발견

도시는 시간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수많은 잉여 공간을 만들어낸다. 도로 선형 조정으로 생긴 삼각형 자투리 부지, 철도·고가도로 하부의 공터, 오래된 건물 사이에 낀 협소한 땅, 기능을 잃은 소규모 공공시설 부지 등은 대부분 활용도가 낮아 방치되기 쉽다. 이러한 공간은 도시의 틈처럼 존재하지만, 제대로 활용하면 도시민의 생활환경을 바꾸는 핵심 잠재자산이 된다. 최근 도시재생의 핵심 방향은 대규모 개발보다 기존 도시 조직 안에서 새로운 기능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잉여 공간을 ‘마이크로 공원’으로 재편하는 전략은 적은 비용과 짧은 기간으로도 주민의 체감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 실효성이 높다. 마이크로 공원은 단순히 작은 공원이 아니라 도시민의 일상 동선과 밀착된 생활형 녹지 기반 시설로, 도시의 미세한 틈을 건강한 생활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새로운 도시정책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2. 잉여 공간의 유형 분석과 공간 잠재력 진단 기준

마이크로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잉여 공간의 특성을 명확히 분류해야 한다.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 도로 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잔여 부지로, 형태가 불규칙하지만 접근성과 가시성이 뛰어나 보행 네트워크 강화 효과가 크다. 둘째, 고가도로·철도 하부처럼 구조물에 의해 장기간 음영 상태인 공간이 있고, 이 유형은 광량 부족을 해결하는 설비적 접근이 필요하다. 셋째, 건물 해체 또는 용도 폐지로 발생한 도심 내부의 미활용 공간이 있으며, 주변 용도 혼재도가 높아 프로그램 설계가 중요하다. 넷째, 공공시설 주변 완충녹지와 같이 이미 일부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활용도가 낮아 재해석이 필요한 공간이 있다. 잉여 공간의 잠재력을 판단할 때는 접근성, 보행 동선 결절 여부, 주변 생활거점과의 관계, 안전성, 음영·바람길 조건, 토지 형상, 기존 시설의 전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진단은 단순히 ‘공원이 들어갈 수 있는가’가 아니라, ‘생활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도시재생의 전략적 계획과 밀접히 연결된다.

3. 주민 중심의 마이크로 공원 기능 계획 전략

대규모 공원과 달리, 마이크로 공원은 ‘한정된 면적에서 최대의 일상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공간’이라는 특수성을 갖는다. 따라서 기능 계획은 주민의 실질적 수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어린이와 고령자가 많은 지역이라면 짧은 휴식 공간과 보행 중 머무를 수 있는 벤치 중심의 구조가 적절하며, 주거 밀집지역에서는 반려동물 휴식 공간이나 커뮤니티 게시판 같은 생활형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상업지역 주변이라면 짧은 체류가 가능한 쉼터형 구성이 적합하고, 차도가 가까운 곳에서는 방음·안전 장치가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마이크로 공원은 면적이 작기 때문에 기능을 과도하게 배치하면 오히려 혼잡해지고 유지관리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핵심 기능은 하나 또는 두 개로 명확히 설정하고, 나머지 공간은 단순하게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방식은 도시민의 일상 패턴에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공원의 지속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4. 공간 제약을 극복하는 소형 녹화·미니 인프라 설계 기술

잉여 공간은 형태가 불규칙하고 면적이 작아 전통적인 공원 설계 방식이 잘 맞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소형 녹화 기술’과 ‘경량 구조물 시스템’이 활용된다.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화분형 녹지 모듈, 벽면 및 철제 구조물을 활용한 수직 녹화, 플랜터 벤치 일체형 설비, 이동식 그늘막 구조 등이 있다. 이러한 요소는 유지관리가 쉽고 공간 구성 변경이 용이하다. 특히 지하 매설물 충돌 우려가 큰 도심지에서 비굴착형 기초를 사용한 경량 구조물은 시공 속도와 안정성 면에서 효과적이다. 좁고 길게 늘어진 공간의 경우 선형 벤치와 슬림형 녹지대를 조합해 공간의 흐름을 매끄럽게 연결할 수 있으며, 보행자 동선이 많은 곳에서는 보행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투시형 시설물을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이러한 기술적 선택은 단순한 조경 설계가 아닌 ‘도시의 잔여 틈을 활성화하는 미세공간 기술’로 볼 수 있다.

 

도시 잉여 공간을 활용한 ‘마이크로 공원’ 조성 전략

5.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기반의 안전 강화 방안

마이크로 공원은 면적이 작고 건물 사이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안전 문제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CPTED 원칙을 초기에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첫째, 시야 확보를 위해 수목 식재 높이를 조정하고, 과밀한 녹지는 최소화해야 한다. 둘째, 조명은 음영이 생기지 않도록 균일한 밝기를 유지해야 하며, 센서 조명보다는 지속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안정성이 높다. 셋째, 무단 점유 또는 불법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공간 경계는 모호하게 두되 이용자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넷째, 벤치의 배치와 시설물의 위치 역시 고립감을 줄이고 통행자의 시야에 항상 노출되도록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원칙을 적용하면 작은 공원이라도 도시 안전망의 일부로 기능할 수 있다.

6. 도시 녹지 네트워크와의 연결성 강화 전략

마이크로 공원은 자체 규모는 작지만, 도시 전체의 녹색 인프라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미세 노드’ 역할을 한다. 기존 공원, 가로수길, 하천변 산책로와 연결되면 보행 네트워크는 훨씬 풍부해지고, 도시민이 짧은 거리에서도 자연을 접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 공원은 주변 녹지 요소와 색상·재료·수목 구성을 일정 부분 맞춰 통일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보행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계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미세먼지 저감, 열섬 완화 등 도시 기후 대응 측면에서는 소규모 녹지가 분산 배치될수록 효과가 커진다. 이러한 이유로 마이크로 공원은 도시의 생태 인프라 강화의 실질적 도구로 평가되며, 도시재생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공간 시스템 요소가 된다.

7. 주민 참여 기반의 운영·관리 모델 구축

소규모 공원은 공공이 모든 유지관리를 책임지는 방식보다 주민과 공동체가 관리에 참여할 때 훨씬 지속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구역별 가드닝 프로그램, 시민정원사 운영제, 커뮤니티 행사 활용 등은 공원에 대한 애착을 높인다. 주민이 직접 만든 소규모 텃밭이나 화단은 관리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교류를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지자체는 전문 조경가·디자이너와 주민이 함께 설계하는 ‘참여형 설계 프로세스’를 도입해 공간에 대한 공감대를 높이고, 향후 발생할 관리 부담을 줄이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마이크로 공원의 성공은 디자인보다 운영 방식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주민 참여는 필수적 요소이다.

8. 마이크로 공원은 미래 도시재생의 핵심 전략이다

도시는 이제 더 이상 대규모 개발로만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 없다. 이미 형성된 도시조직 내부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그중 가장 효율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식이 잉여 공간을 활용한 마이크로 공원 조성이다. 작은 면적이더라도 접근성이 높고 일상 동선과 밀착된 위치라면 주민의 체감도는 대규모 공원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마이크로 공원은 도시의 빈틈을 메우는 단순한 정비 사업이 아니라, 도시의 숨결을 회복하고 주민의 일상을 바꾸는 미래 지향적 도시재생 도구다. 앞으로의 도시정책은 이러한 미세 공간 기반의 정교한 재생 전략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며, 마이크로 공원은 그 중심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