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공간 재생

도시 내 미사용 기반시설(옹벽·교각 하부·유휴 램프)의 재생 활용하기

kkonguu 2025. 11. 20. 23:29

도시 공간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변화 속에서 버려진 구조물과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기반시설은 생각보다 빠르게 증가한다. 대표적으로 고가도로 아래 공간, 기능을 상실한 옹벽 주변, 차량 통행이 사라져 방치된 램프 구간 등이 있다. 이 공간들은 도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부산물이지만, 적절한 개입 없이 방치될 경우 도시 경관을 저해하고, 범죄 가능성을 높이며, 지역 주민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문제 공간으로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도시재생에서는 이러한 ‘도시의 빈틈’을 새로운 자원으로 바라보는 전환적 접근이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방치된 구조물을 어떻게 재생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분위기와 안전, 그리고 경제적 활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사용 기반시설의 첫 번째 특징은 대부분 도시 중심부 또는 생활권 주변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옹벽, 교각, 램프 같은 기반시설은 원래 도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물이기 때문에 입지 자체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기능이 사라진 뒤에는 소음·그늘·압박감 등 부정적 요인만 남아 활용이 어려워진다. 도시재생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공간을 재해석해 공공성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예를 들어 교각 하부는 빛이 부족하고 폐쇄적인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이 접근하지 않는 공간이 되기 쉽지만, 적절한 조명 계획과 동선 설계를 추가하면 안전하고 매력적인 휴식·문화 공간으로 충분히 바뀔 수 있다. 결국 문제는 구조물 자체가 아니라, 그 구조물을 바라보고 활용하는 방식의 변화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옹벽은 도시 경사지를 따라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아 단순 보강 구조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오래된 옹벽은 균열이나 표면 손상으로 위험 요소를 내포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강화하는 동시에 디자인적으로 개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벽면 녹화 시스템이나 예술 벽화, 조명 연출을 더해 도시 미관을 높이면서 안전성까지 확보하는 방식이다. 어떤 도시는 옹벽 하단에 소규모 쉼터를 조성하거나 경사형 산책로와 연계해 보행 환경을 개선하기도 한다. 이런 접근은 기존 구조물을 제거하지 않고도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재생 전략으로 평가된다.

 

교각 하부 공간은 특히 활용 가치가 높은 영역이다. 넓고 연속적인 지붕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천 시에도 활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어두움과 소음, 잔류진동 등으로 인해 초기에는 비활성화되기 쉽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시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예가 체육시설·시장·문화행사장 등으로의 전환이다. 단순한 하부 공간이 아니라, 다층적 도시 활동이 이루어지는 ‘보완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여기에 공공 와이파이·보안 CCTV·간접 조명 등을 추가하면 접근성이 높아져 지역 주민의 지속적 이용이 가능해진다. 공공시설이 없는 주거 밀집 지역에서는 특히 이러한 교각 하부가 중요한 커뮤니티 공간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편 차량 진입이 사라져 버려진 유휴 램프는 새로운 이동 동선을 만드는 데 매우 효과적인 자원으로 평가된다. 램프는 본래 차량의 주행을 위해 폭과 경사 구배가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 구조적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으며, 이러한 특성은 별도의 대규모 공정 없이도 보행로·자전거길·완만한 산책 코스로 전환하기에 매우 유리하다. 실제로 여러 도시에서는 폐쇄된 램프의 기존 구조를 그대로 활용해 산책로를 연결하거나, 그 위에 가볍게 데크를 씌워 잔디 테라스와 휴식 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보행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기울기, 하중 지지력, 배수 설비 등이 그대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공사 기간이 짧고 예산 부담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램프 특유의 연속적인 경사선은 주변 지형과 건물 레벨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연결축으로 기능하여, 단절된 생활권을 유기적으로 묶어주는 효과를 만든다. 이러한 전환은 자동차 중심으로 계획된 도시 구조를 사람 중심의 이동 체계로 바꾸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유휴 공간을 단순히 ‘보행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넘어 지역의 이동 패턴을 재구성하는 전략적 개입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도시 내 미사용 기반시설(옹벽·교각 하부·유휴 램프)의 재생 활용하기

 

미사용 기반시설 재생의 핵심은 결국 공간의 ‘기능을 다시 정의하는 일’이다. 한때 도시 운영의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목적을 잃은 구조물도, 그 형태와 배치 자체만으로 여전히 활용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간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통상적 개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환경·이용자 특성·주변 흐름을 세밀하게 읽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주민의 일상적인 이동 경로, 인근 생활시설의 부족 요소, 활력이 떨어진 구역과의 연결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공간이 가진 본래의 잠재력이 보인다. 어떤 지역에서는 체육·여가 기능을 넣어 활동성을 높이는 것이 맞을 수 있고, 다른 지역에서는 어두운 동선을 밝히고 보안성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 같은 구조물이라도 도시의 맥락과 주민 요구에 따라 완전히 다른 용도로 재탄생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계획 단계에서는 다차원적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기능 배치를 설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방치된 기반시설은 단순한 ‘남는 공간’이 아니라, 기존 도시 구조가 채워주지 못한 필요를 정확히 보완하는 실질적 생활 인프라로 변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도시 속 숨겨진 빈틈을 메우는 핵심 자원이 된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발전 여지가 크다. 예를 들어 옹벽의 경우 친환경 보강 공법이 도입되어 기존 구조물을 철거하지 않고도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으며, 교각 하부는 LED 간접 조명과 IoT 기반 안전 모니터링을 활용해 범죄 가능성을 줄이고 체감 안전도를 향상시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유휴 램프는 그늘을 활용한 미세기후 조절, 태양광 패널 부착, 소음 차단벽 설계 등 기술과 결합하여 도시환경 개선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접근은 단순 미화 작업을 넘어, 구조물의 기능적 수명을 연장시키고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품질 향상을 제공한다.

 

결국 미사용 기반시설의 재생은 “버려진 공간을 어떻게 새로운 도시 자산으로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다. 구조물 그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그 공간에 어떤 의미와 기능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도시는 새로운 활력을 갖게 된다. 옹벽은 ‘안전하고 편안한 보행 경관’으로, 교각 하부는 ‘생활 기반 커뮤니티 공간’으로, 유휴 램프는 ‘도시를 연결하는 친보행 네트워크’로 변모할 수 있다. 이러한 전환은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높으며, 도시가 가진 숨겨진 잠재력을 드러내는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재생 방식이다. 앞으로의 도시재생은 화려한 개발이 아니라, 이렇게 묵묵히 남겨진 구조물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일상 속에서 다시 활용하는 방향으로 더욱 확장될 것이다.